삼면사로
흔히 인생여정(人生旅程)에 비유되기도 하는 길.
길은 경험으로서, 상념으로서, 이동 통로로서 우리에게 존재한다.
사람의 것이기에 길은 해가 묵을수록
사연이 늘어나고, 마침내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그네 여정(旅情) 진하게 배어나오는 고갯길. 길 중에서 고갯길은 오르내리면서 고산준령의 풍치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지만, 막연한 기대와 설레임 같은, 여행 중 감흥이 유독한 곳이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길을 가다가 넘어야하는 고개가 있다면, 어쩌면 행운이 아닐까.
고개의 생김새가 길마처럼 생겼다 하여 이 고장 사투리로 질매재.
과거보는 영남선비 즐겨 넘던 괘방령(掛榜嶺).
과거보는 영남선비 피해가던
추풍령(秋風嶺).
영동군에서 이웃도시 김천시로 가기 위해 국도나 지방도를 따라 가자면 이들 세고개 중 어느 하나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 중 어느 고개는 구절양장 고갯길을 힘겹게 넘어야 하고, 어느 고개는 평지 같은 유순한 고갯길을 유유자적 넘기도 한다. 또한 이 고개들은 영동군의 남부와 동부를 지나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을 넘나드는 고갯길들이다. 그 중 질매재는 영동군 상촌면에서 경북 김천시 지례면과 구성면을 잇는 고갯길이요, 괘방령은 영동군 매곡면에서 김천의 천년고찰 직지사와 이어지고, 추풍령은 영동군 추풍령면에서 김천시가지와 이어지는 고갯길이다.
이처럼 백두대간의 자락에 둥지를 튼 삶의 터전 상촌면·매곡면·추풍령면은 한 면에 하나씩 백두대간을 넘나드는 고갯길이 있으며 백두대간에 위치하는 지역적 동질성과 각각의 길 또한 저마다 지역 특유의 역사·문화적 이야기 또한 간직하고 있으니 ‘상촌·매곡·추풍령’ 세 개의 면을 묶어 ‘三面三路’의 고장이라 삼겠다.
찾아오시는길
